대만의 여성 사형수, ‘검은과부거미’의 진짜 이야기

  • 정보보
  • 0
  • 591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5-21

.서울학교폭력변호사 린위루(45)는 대만에서 연쇄살인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최초의 여성이자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여성 사형수다. 보험금을 타내 도박빚을 갚으려고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남편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3년 사형이 확정됐다. 그리고 ‘검은과부거미’(짝짓기 뒤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거미), ‘희대의 패륜 며느리’라는 낙인으로 대만 사회에 박제됐다. 기자 후무칭(43)이 린위루가 수감된 교도소를 찾은 건 그러고도 9년이 지난 2022년 6월이었다. “(그녀가) 끝내 제대로 질문받지 못한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이 말은 사건의 진실이 수사기록, 판결문, 언론 보도에 박제된 것과 다를 개연성을 전제한다. 린위루도 사형선고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과 별개로 이렇게 묻는다. “왜 언론은 저를 그렇게 보도해야 했나요?” 후무칭은 2년 남짓 린위루를 접견하고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친척과 이웃, 수사 관계자와 참고인, 교도관과 심리학자, 사형제 폐지 운동단체까지 취재했다. 무시로 의심과 후회, 좌절감에 사로잡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침략자는 늘 린위루였다. 그는 자기감정에 따라 상황을 쥐락펴락했고, 더러 진술 내용에 심각한 모순을 보이기도 했다. 수시로 돈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한 여성 살인범의 초상’(김주희 옮김, 글항아리 펴냄)은 그 고압선을 타고 나왔다. 공식적으로는 ‘후무칭 지음’이지만, 실은 린위루와의 공저다. 상·중·하 가운데 중편이 린위루가 후무칭의 권유로 쓴 자서전이다. 연쇄살인범 ‘검은과부거미’가 털어놓는 이야기라니, 너무나 통속적이지 않은가. 진실과 거짓을 어떻게 구분한다는 말인가.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사형이 확정되고 십수 년이 흘렀다. 보험금을 노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살인적 폭력에서 탈출하려는 최후 수단이었다는 주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서전은 당사자의 진술과 공식 기록을 대조해 볼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이 사건에서 놓친 결정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다름 아닌 사회구조가 강요하고 편견으로 재구성한 범죄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6,348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6,178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2,153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16,113
1109 '평화 공존'일까 '통일 포기'일까…李정부 '2국가론'에 정치권 격랑 양산쓰고 2026-05-23 549
1108 "삼전·하닉 얘기하면 가만 안 둘 것"…부장의 살벌한 경고 성현박 2026-05-23 549
1107 현대차그룹, 아틀라스 2.5만대 도입…미국서 핵심 부품 만든다 파로마 2026-05-23 549
1106 "우리도 삼성처럼"…전액 자사주·상한없는 성과급에 시선집중 갤럭시 2026-05-23 550
1105 대전웨딩박람회, 대전결혼박람회 결혼 준비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곽시원 2026-05-23 545
1104 “장동혁이 한동훈 살리겠나”… 정청래, 부산 북갑서 보수 내전 직격 박진주 2026-05-23 536
1103 다이소 주문, 4시간만에 왔다…편의점 치킨은 새벽배달 장기적 2026-05-23 572
1102 원주웨딩박람회, 춘천웨딩박람회 정보 한눈에 정리 곽시원 2026-05-23 544
1101 기름값 상승세 지속…유류세 인하 7월까지 연장 외모재 2026-05-23 547
1100 강릉웨딩박람회, 강릉결혼박람회 지역에서 준비하는 스마트한 결혼 준비 곽시원 2026-05-23 546
1099 우리 부모님은 괜찮나”…‘치매’ 위험 높이는 두가지 패턴 테라포밍 2026-05-23 544
1098 “미국 기업이라 한국 노동자 무시하나?”…쿠팡 택배기사 투표권 보장 촉구 다시췌 2026-05-23 539
1097 항공사 동료에 앙심 품고 기장 흉기로 살해한 김동환, 국민참여재판 요청…반성문 단 한건도 제출 안 해 발전했 2026-05-23 541
1096 이제는 가전 넘어 "AI 로봇 시대" 선언했더니…하루 새 29% 학교장 2026-05-23 550
1095 부천웨딩박람회,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곽시원 2026-05-23 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