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지상 아래 쓰레기와 싸우는 사람들
- 클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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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꽃배달 봄바람에 풀 내음이 스쳤다. 소풍을 나온 노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 땅 아래, 햇빛 한 점 내려앉지 않는 작업장 위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4월29일 경기 하남시 유니온파크에서 일하는 재활용 선별원들을 만났다. 하남시의 랜드마크인 유니온타워ㆍ파크에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가면 재활용 선별장이 나온다. 출입구 철문을 열자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고개를 숙여 낮은 높이에 설치된 설비 기계 아래를 통과했다. 무거운 것들이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유리 조각이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폐기물을 무게별로 분류하는 기계가 일으키는 거센 진동에 쓰레기들이 벨트 밖으로 종종 튀어나왔다. 플라스틱·유리병·캔 등 하남시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이곳에 모인다. 분리수거는 동네 재활용장에 이어 이곳에서 다시 한번 진행된다. 컨베이어벨트 3개 앞에 선 재활용 선별원들이 빠르게 손을 움직여 각각 병과 플라스틱, 비닐을 골라낸다. 반복해서 팔을 뻗고 허리를 숙인다. 근무 첫날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니 벨트가 거꾸로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유지연씨(61)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게 종종 나와요!” 그의 손에 병원에서 쓰는 수액 용기, 그러니까 재활용으로 버리면 안 되는 의료폐기물이 들려 있었다. 쥐 사체나 아기 기저귀 같은 것도 자주 나타난다. 장갑을 두 개 쓰고 일해도 깨진 유리병 조각에 허다하게 찔리고 베인다. 귀마개를 해도 소음이 너무 커서 청력이 나빠졌다. 4년 차인 손영순씨(45)는 첫 출근 후 한 달 동안 허리가 아파 매일 병원에 갔다. 한 곳만 계속 보며 일하다 보니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게 됐다. 한여름에는 찌는 듯한 더위에, 제대로 세척되지 않고 재활용품과 함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악취와 해충에 시달린다. 배기 시설이 있긴 하지만 지하 실내에서 별 소용이 없다. “제일 무서운 건 불이 나는 거예요.” 유재웅 전국환경노동조합 하남지부장이 말했다. “리튬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발화하기도 해서 매우 두렵습니다. 비닐봉지, 플라스틱 같은 잡다한 게 다 타잖아요. 가파른 계단에 좁은 통로에서 검은 유독가스를 뚫고 탈출하기 힘들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