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지상 아래 쓰레기와 싸우는 사람들

  • 클릭비
  • 0
  • 545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5-21

.김천꽃배달 봄바람에 풀 내음이 스쳤다. 소풍을 나온 노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 땅 아래, 햇빛 한 점 내려앉지 않는 작업장 위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4월29일 경기 하남시 유니온파크에서 일하는 재활용 선별원들을 만났다. 하남시의 랜드마크인 유니온타워ㆍ파크에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가면 재활용 선별장이 나온다. 출입구 철문을 열자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고개를 숙여 낮은 높이에 설치된 설비 기계 아래를 통과했다. 무거운 것들이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유리 조각이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폐기물을 무게별로 분류하는 기계가 일으키는 거센 진동에 쓰레기들이 벨트 밖으로 종종 튀어나왔다. 플라스틱·유리병·캔 등 하남시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이곳에 모인다. 분리수거는 동네 재활용장에 이어 이곳에서 다시 한번 진행된다. 컨베이어벨트 3개 앞에 선 재활용 선별원들이 빠르게 손을 움직여 각각 병과 플라스틱, 비닐을 골라낸다. 반복해서 팔을 뻗고 허리를 숙인다. 근무 첫날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니 벨트가 거꾸로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유지연씨(61)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게 종종 나와요!” 그의 손에 병원에서 쓰는 수액 용기, 그러니까 재활용으로 버리면 안 되는 의료폐기물이 들려 있었다. 쥐 사체나 아기 기저귀 같은 것도 자주 나타난다. 장갑을 두 개 쓰고 일해도 깨진 유리병 조각에 허다하게 찔리고 베인다. 귀마개를 해도 소음이 너무 커서 청력이 나빠졌다. 4년 차인 손영순씨(45)는 첫 출근 후 한 달 동안 허리가 아파 매일 병원에 갔다. 한 곳만 계속 보며 일하다 보니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게 됐다. 한여름에는 찌는 듯한 더위에, 제대로 세척되지 않고 재활용품과 함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악취와 해충에 시달린다. 배기 시설이 있긴 하지만 지하 실내에서 별 소용이 없다. “제일 무서운 건 불이 나는 거예요.” 유재웅 전국환경노동조합 하남지부장이 말했다. “리튬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발화하기도 해서 매우 두렵습니다. 비닐봉지, 플라스틱 같은 잡다한 게 다 타잖아요. 가파른 계단에 좁은 통로에서 검은 유독가스를 뚫고 탈출하기 힘들겠죠.”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6,183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6,015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1,995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15,946
1062 팰리세이드 장기렌트 vs 리스, 어떤 선택이 더 좋을까? 곽시원 2026-05-22 498
1061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사측 조정안 거부··· 내일부터 파업" 프로토스짱 2026-05-22 502
1060 이스라엘, 한국인 2명 석방…이 대통령 “네타냐후 체포영장” 다음날 박진주 2026-05-22 532
1059 스타벅스, 설마 '세월호'까지?…"선 세게 넘었다" 논란 야무치 2026-05-22 500
1058 "축의금 냈다" 하객인 척 답례금 17만 원 챙긴 70대…징역형 집유 다이노소 2026-05-22 493
1057 캐스퍼 장기렌트 가격, 비교가 중요한 이유 곽수원 2026-05-22 501
1056 화해의 과정은 곧은 길이 아니다이상화♥ 강남, 결혼 7년 만에 기쁜 소식… 축하합니다 소나타 2026-05-22 513
1055 캐스퍼 장기렌트 vs 리스, 어떤 선택이 더 좋을까? 곽수원 2026-05-22 515
1054 피의자는 김수현과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한 사실이 없다는 점 발전했 2026-05-22 522
1053 '리틀 최형우' 운명을 바꾼 전화 한 통… 드래프트 낙방에 포기하려던 재능, KIA가 보석을 주웠다 유퀴즈 2026-05-22 515
1052 카니발 장기렌트 가격, 비교로 절약하는 방법 곽수원 2026-05-22 518
1051 오타니는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하다. 50홈런 페이스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서초언니 2026-05-22 531
1050 “김수현 미성년자 교제 허위”…검찰, 가세연 김세의 구속영장 청구 잠자리 2026-05-22 519
1049 아이오닉9 장기렌트 가격, 비교가 중요한 이유 곽시원 2026-05-22 506
1048 “어떤 양보도 안 해” 분노한 트럼프, 내일 공격은 보류…커지는 회의론 그룹보이 2026-05-22 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