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웨딩박람회 어머니가 가장 오래 붙잡은 부스는 한복이었다
- 김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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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심사는 홀과 스드메였다. 어머니는 달랐다. 입구에서 세 번째 부스, 혼주 한복 코너 앞에서 20분을 서 계셨다.
생각해 보면 당연했다. 예식 당일 부모님은 하루 종일 그 옷을 입고 서서 인사를 받는다. 사진에도 계속 남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 항목을 견적서 맨 아래 한 줄로만 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상담 순서를 바꿨다. 부모님이 궁금해하는 항목을 앞에 배치하고, 우리 항목은 뒤로 뺐다. 어차피 시간은 정해져 있고, 결정 권한이 나뉘어 있으면 설득 시간이 더 든다.
부모님을 모시고 킨텍스웨딩박람회에 간다면 관람 동선을 두 갈래로 짜는 걸 권한다. 같이 다니면 서로 기다리다 지친다. 중간 집합 시간만 정해 두고 각자 도는 편이 훨씬 낫다.
두 갈래로 나눈 뒤 달라진 건 대화의 질이었다. 각자 본 것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얘기하니 하루에 두 배를 본 셈이 됐다. 어머니는 한복과 답례품을, 우리는 홀과 촬영을 맡았다.
한 가지 더. 부모님께는 계약 권한이 없다는 걸 미리 말씀드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아 보이는 부스에서 그 자리에서 결정해 버리시는 경우가 있다. 보고 오시는 역할과 정하는 역할을 나눠 두면 서로 감정 상할 일이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