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지상 아래 쓰레기와 싸우는 사람들

  • 클릭비
  • 0
  • 616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5-26

.김천꽃배달 봄바람에 풀 내음이 스쳤다. 소풍을 나온 노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 땅 아래, 햇빛 한 점 내려앉지 않는 작업장 위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4월29일 경기 하남시 유니온파크에서 일하는 재활용 선별원들을 만났다. 하남시의 랜드마크인 유니온타워ㆍ파크에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가면 재활용 선별장이 나온다. 출입구 철문을 열자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고개를 숙여 낮은 높이에 설치된 설비 기계 아래를 통과했다. 무거운 것들이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유리 조각이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폐기물을 무게별로 분류하는 기계가 일으키는 거센 진동에 쓰레기들이 벨트 밖으로 종종 튀어나왔다. 플라스틱·유리병·캔 등 하남시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이곳에 모인다. 분리수거는 동네 재활용장에 이어 이곳에서 다시 한번 진행된다. 컨베이어벨트 3개 앞에 선 재활용 선별원들이 빠르게 손을 움직여 각각 병과 플라스틱, 비닐을 골라낸다. 반복해서 팔을 뻗고 허리를 숙인다. 근무 첫날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니 벨트가 거꾸로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유지연씨(61)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게 종종 나와요!” 그의 손에 병원에서 쓰는 수액 용기, 그러니까 재활용으로 버리면 안 되는 의료폐기물이 들려 있었다. 쥐 사체나 아기 기저귀 같은 것도 자주 나타난다. 장갑을 두 개 쓰고 일해도 깨진 유리병 조각에 허다하게 찔리고 베인다. 귀마개를 해도 소음이 너무 커서 청력이 나빠졌다. 4년 차인 손영순씨(45)는 첫 출근 후 한 달 동안 허리가 아파 매일 병원에 갔다. 한 곳만 계속 보며 일하다 보니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게 됐다. 한여름에는 찌는 듯한 더위에, 제대로 세척되지 않고 재활용품과 함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악취와 해충에 시달린다. 배기 시설이 있긴 하지만 지하 실내에서 별 소용이 없다. “제일 무서운 건 불이 나는 거예요.” 유재웅 전국환경노동조합 하남지부장이 말했다. “리튬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발화하기도 해서 매우 두렵습니다. 비닐봉지, 플라스틱 같은 잡다한 게 다 타잖아요. 가파른 계단에 좁은 통로에서 검은 유독가스를 뚫고 탈출하기 힘들겠죠.”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6,878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6,680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2,700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16,640
1821 부천웨딩박람회, 부천결혼박람회 결혼 준비를 쉽게 시작하는 방법 곽시원 2026-05-31 507
1820 마이클 잭슨 노래 감상자 3배 늘었다 헤헤로 2026-05-31 502
1819 "검찰 취조냐" "마타도어" "짜치고 없어 보여"…하정우·박민식·한동훈 난타전 나이크 2026-05-31 520
1818 사망자 3명인데 호재?…정원오 지지자 단톡방 발언 논란, 결국 채팅방 폭파 코스토모 2026-05-31 525
1817 인천웨딩박람회, 인천결혼박람회 준비 방법 정리 곽시원 2026-05-31 515
1816 지원자들이 꼽은 ‘좋은 면접의 조건 열힐나 2026-05-31 525
1815 밀크티 한 잔에 본인인증까지..개인정보 수집 논란 초대안 2026-05-31 537
1814 다이렉트웨딩박람회, 다이렉트결혼박람회 합리적인 결혼 준비 방법 곽시원 2026-05-31 517
1813 “결혼 계획 있나요?”… Z세대가 꼽은 최악의 면접 질문 김서정 2026-05-31 521
1812 허남준 "이게 내 본심"…기습 키스로 쌍방 로맨스 폭발 날오르라 2026-05-31 523
1811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최소치 2026-05-31 509
1810 “말다툼하다가…” 80대 할아버지 살해한 20대 명문대생 손녀 파파라 2026-05-31 533
1809 개인정보 수집에 90분 대기…中 밀크티 '차지'의 오만한 불통 영업 테크노 2026-05-31 516
1808 탱크데이'에 우는 스타벅스 직원 "매일 출근이 공포…지옥 같다" 자본가 2026-05-31 520
1807 "저 여자밖에 안 보여"…악질 재벌의 첫사랑, '멋진 신세계' 흥행 이끈다 농사농부 2026-05-31 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