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지상 아래 쓰레기와 싸우는 사람들

  • 클릭비
  • 0
  • 633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5-26

.김천꽃배달 봄바람에 풀 내음이 스쳤다. 소풍을 나온 노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 땅 아래, 햇빛 한 점 내려앉지 않는 작업장 위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4월29일 경기 하남시 유니온파크에서 일하는 재활용 선별원들을 만났다. 하남시의 랜드마크인 유니온타워ㆍ파크에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가면 재활용 선별장이 나온다. 출입구 철문을 열자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고개를 숙여 낮은 높이에 설치된 설비 기계 아래를 통과했다. 무거운 것들이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유리 조각이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폐기물을 무게별로 분류하는 기계가 일으키는 거센 진동에 쓰레기들이 벨트 밖으로 종종 튀어나왔다. 플라스틱·유리병·캔 등 하남시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이곳에 모인다. 분리수거는 동네 재활용장에 이어 이곳에서 다시 한번 진행된다. 컨베이어벨트 3개 앞에 선 재활용 선별원들이 빠르게 손을 움직여 각각 병과 플라스틱, 비닐을 골라낸다. 반복해서 팔을 뻗고 허리를 숙인다. 근무 첫날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니 벨트가 거꾸로 도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유지연씨(61)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게 종종 나와요!” 그의 손에 병원에서 쓰는 수액 용기, 그러니까 재활용으로 버리면 안 되는 의료폐기물이 들려 있었다. 쥐 사체나 아기 기저귀 같은 것도 자주 나타난다. 장갑을 두 개 쓰고 일해도 깨진 유리병 조각에 허다하게 찔리고 베인다. 귀마개를 해도 소음이 너무 커서 청력이 나빠졌다. 4년 차인 손영순씨(45)는 첫 출근 후 한 달 동안 허리가 아파 매일 병원에 갔다. 한 곳만 계속 보며 일하다 보니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쓰게 됐다. 한여름에는 찌는 듯한 더위에, 제대로 세척되지 않고 재활용품과 함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악취와 해충에 시달린다. 배기 시설이 있긴 하지만 지하 실내에서 별 소용이 없다. “제일 무서운 건 불이 나는 거예요.” 유재웅 전국환경노동조합 하남지부장이 말했다. “리튬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발화하기도 해서 매우 두렵습니다. 비닐봉지, 플라스틱 같은 잡다한 게 다 타잖아요. 가파른 계단에 좁은 통로에서 검은 유독가스를 뚫고 탈출하기 힘들겠죠.”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6,946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6,738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2,764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16,699
1956 대구웨딩박람회, 결혼 준비 체크리스트로 활용하기 곽지원 2026-06-02 503
1955 광주결혼박람회, 예비부부가 알아두면 좋은 준비 정보 곽지원 2026-06-02 495
1954 광주웨딩박람회, 결혼 준비 전 확인하면 좋은 이유 임채희 2026-06-01 490
1953 "새 황제주 뜬다"…대형주 팔아 실탄 장전하는 월가 큰손들 미역김 2026-06-01 477
1952 “놔줘, 알겠다고”…순경 맨손 제압에 바로 진정한 60대 웨딩포리 2026-06-01 493
1951 철거지원금, 폐업 철거 전 확인해야 할 지원 정보 곽지원 2026-06-01 479
1950 5월28일은 ‘월경의 날’… “정부 공공생리대 전면 확대해야” 아이스맨 2026-06-01 494
1949 철거업체 선택 전 꼭 확인해야 할 기준 곽지워 2026-06-01 475
1948 카카오 노조, 다음 달 파업 예고에…정신아 대표 "송구" 종소세 2026-06-01 486
1947 '절윤' 강조한 오세훈, 캠프 조직본부장은 "12·3은 계몽령" 상담실 2026-06-01 480
1946 한은, 기준금리 연 2.5% 동결했지만…연내 인상 신호탄 중기청 2026-06-01 483
1945 북한 "비핵화는 절대로, 영원히 없을 것" 독립가 2026-06-01 480
1944 부산에 뜬 전현직 대통령…"부끄러움 몰라" "불법 선거개입" 호이아나 2026-06-01 487
1943 "신분증만 들고 전국 어디서나"…내일부터 사전투표 승혜김 2026-06-01 474
1942 태아보험 사은품, 혜택만 보지 말고 보장까지 함께 확인하세요 곽지원 2026-06-01 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