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심, 환자 참여는 구호가 아니라 '구조'여야
-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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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문변호사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혼자 해왔던 일을 세계 각지의 여러 사람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국제학회에서 한국의 아주 작은 희소 질환 환자단체가 이런 역할을 하는 데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희소 질환에 대한 한국 의료 현장의 변화도 견인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국회에서 '환자기본법'도 통과가 되고, 또 '환자 중심 의료 환경'이나 '공유의사결정 제도' 같은 것들이 점차 더 많이 회자하는 지금, 중요한 건 형식적인 틀이나 외국에서 말만 들여오는 개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질적으로 환자의 치료환경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을 것인가이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환자들이 정보를 스스로 찾고 해외 연구진과 의사들의 동향을 따라가며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현실 속에 있다. 진료 시간 외에는 의사들과 대화할 창구가 없고, 그 진료 시간조차 시간에 쫓기고 눈치가 보여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많은 병원과 의사들이 환자단체를 의료 현장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상대로 보지 않는다. 환자 중심 의료란, 공유의사결정이란, 단순히 환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과 연구, 정보 생산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환자와 가족들이 혼자 논문을 번역하고 해외 정보를 뒤쫓지 않아도 되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10만 명 중 한 명'이 모여 만든 아주 작은 단체인 우리도 그 변화를 위한 작은 역할을 시작해 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