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서 어르신 식사 챙기던 60대, 6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나

  •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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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30

.형사변호사 노인복지회관에서 조리사로 일하며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겨온 6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전남대병원에서 김옥희(68)씨가 양쪽 신장과 안구, 폐, 간을 기증했다. 김씨는 장기뿐 아니라 뼈와 연골, 혈관 등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하며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김 씨는 지난달 9일 직장에서 근무하던 중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기증 의사를 먼저 밝힌 것은 남편 박천식 씨였다. 박 씨는 “그냥 허무하게 아내를 보낼 수 없었다”며 “생전 아내와 ‘할 수 있으면 장기기증을 하고 가자’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나눴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10여 년 전 기증희망등록을 해 둔 상태였다.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김 씨는 젊은 시절에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40대 중반에 남편을 만나 15년 전 귀향했다. 꽃을 좋아해 집 앞마당에 꽃을 심고 가꾸는 것을 즐겼고, 음식 솜씨가 뛰어나 주로 음식 관련 일을 해왔다. 최근까지는 노인복지회관 조리사로 근무하며 어르신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남편은 “어르신들이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아내의 음식 솜씨가 좋았다”며 “성격도 밝고 서글서글해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작 부부가 함께한 추억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박 씨는 “작년에도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아내는 복지회관 어르신들의 식사 걱정에 끝내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며 여행 한 번 제대로 같이 못 간 게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14일은 두 사람의 결혼 20주년이었다. 박 씨는 20년 전 결혼앨범을 다시 꺼내보며 “그렇게 예쁜 사람인 줄 몰랐다”고 했다. 남편 박 씨는 “사는 동안 너무 감사했고 고마웠어. 고생 많이 하게 해서 미안하고,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 것도 미안해”라며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못했는데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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