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남태령'을 만들며 "나의 구질구질함, 하찮음을 인정하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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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30

.상간소송 김 감독은 '남태령'을 만들며 "나의 구질구질함, 하찮음을 인정하는 순간 자유로워진다"는 걸 실감했다. "전주환 선생님이 '누구도 완전무결하게 선할 수 없다, 나도 가해자일 수 있다'고도 하신 게 멋있었죠. 어렵지만 나의 모자람을 인정하는 게 '어른' 아닐까요." 그 출발점은 "서로 이해하진 못해도 존중하는 태도"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읽는 걸 벗어나서 나보다 타인을 연민할 수 있도록 마음에 여백을 둬야 해요. 경계를 좀 허물어뜨려도 괜찮습니다. 모두 동등하게 자유롭다는 게 페미니즘의 전제잖아요. 자꾸 배제하고 소거하다 보면 쓸쓸하고 공허해질 가능성이 커요." 1981년생인 김 감독은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99학번이다. 부산대 여성주의 웹진 '월장'에 쏟아진 남성들의 욕설·협박을 기억한다. '월장 사태'를 '사이버 성폭력'으로 명명하고 대책을 모색하던 여성들이 그의 친구들이다. 자연스레 길러진 여성주의 감수성을 갖고 2006년 MBC경남에 입사했다. "문제적 행동이 문제가 아닌 것처럼 포장되던 시절"이었고 결혼·임신·출산 과정에서 여성으로서 느낀 한계도 있었다. 그래도 선배 여성들의 분투 덕에 "여성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일했다. "그래도 그 시절 여성들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페미니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죠."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진화하는 성폭력, 살해당하는 여성들을 생각하면 "갑자기 목구멍이 콱 막힌"다. "평소 친밀하게 느꼈던 이들이 그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의 고립감, 고독감이 오히려 다른 고독한 존재들을 알아보기 쉽게 하는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혐오를 놀이 삼는 청소년 또래문화에 대한 걱정도 크다. "아들이 가해자가 되면 어쩌나 무서웠어요. '아들 엄마'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반감도 아는데요. 여러분의 동지가 공포 속에 살고 있어요. 너무 편을 가르지 않았으면 해요. 교육은 한 사람이 해낼 수 없어요. 온 사회가 함께해야죠. 내 아이가 안전하기 위해서도 차별금지법이 제정됐으면 좋겠어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도 정치가 광장의 요구에 답하기는커녕 여성 청년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한마디 보탰다. "'남녀 갈등' 표현부터 쓰지 않아야 합니다. (구조적 성차별이라는) 큰 문제를 못 받아들이겠다면 통계 수치화부터 해 보세요. 이건 기분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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