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는 자국 역사가 정의롭다고 믿는다”?

  • 호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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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1

.재산분할 지금부터는 구체적 사례로 들어가 극우 서사 중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진 뉴라이트 서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론가이면서 경제사학자인 이영훈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대한 잘못된 서술 때문에 많은 한국인이 “잘못된 역사 인식”에 갇히고 말았다고 주장한다. 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일제하 식민시기에 민족의 해방을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세우는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엉뚱하게 일제와 결탁하여 호의호식하던 친일세력이 미국과 결탁하여 나라를 세우는 통에 민족의 정기가 흐려졌다는 것”4이다. 뉴라이트 서사에서 먼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자국 역사를 바라보는 모종의 독특한 스탠스다. 이영훈은 이렇게 주장한다. “한 나라가 잘못 세워졌다는 주장이 나라 밖이 아니라 나라 안에서, 그것도 명망 있는 학자들에 의해서, 심지어 대통령을 위시한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서 제기되고 있음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참으로 특이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이 지구상에 어디 그런 나라가 있습니까. 모든 나라는 자기 나라가 정의로운 역사에 기초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5 이 주장의 반례만으로도 책 한 권을 넉넉히 쓸 수 있다. 20세기 후반 많은 나라에서 나타난 ‘역사수정주의’(historical revisionism)의 상당수는 자기 나라 역사의 부정적인 면이 과장되거나 날조됐다고 강변한다. 일본의 이른바 ‘자학사관’ 논란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우익과 역사수정주의자들은 20세기 초 군국주의로 나아가 아시아 각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끝내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자국 역사에 대한 성찰적 서술을 ‘자학적 역사관’이라 비난해왔다. 정도와 양상은 다르지만 러시아나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은 쉽게 관찰된다. 오히려 이영훈의 주장, “모든 나라는 자기 나라가 정의로운 역사에 기초해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야말로 특수한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발견되는 예외적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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