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 전쟁’

  • 호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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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1

.이혼상담 정치학자 차태서는 미국의 건국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를 바라보는 두 가지 다른 서사를 “두 개의 미국, 두 개의 신조”라는 말로 요약하면서, 미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미국 역사를 둘러싼 두 가지 테제가 경합해왔다고 말한다. “자유주의에 토대를 둔 미국적 신조의 ‘테제’”(=보편주의적 시민민족주의)와 “반자유주의에 기반한 미국적 신조의 ‘안티테제’”(=특수주의적 종족민족주의)의 경합이 그것이다.6 전자는 이른바 “자유주의 합의사학”으로서, 일찍이 알렉시 드 토크빌이 관찰한 신생국가 미국의 이미지, 즉 존 로크가 꿈꾼 고전적 자유주의 공동체를 신대륙에서 실현한 과정을 미국의 본질적 정체성으로 확정한다. 이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영국이라는 봉건 체제와 인습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연합을 구성하고 이를 독립선언문과 연방헌법으로 명시했다는 서사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러한 자유주의적 서사에 반기를 든 학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미국 역사가 하나의 단일한 흐름이 아니라 이질적 요소가 갈등해왔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복수 전통론’의 접근법(multiple traditions approach)이다. 이 접근법에 따르면 미국에는 인종, 종족, 젠더와 같은 정체성을 중심에 놓고 사회적 위계를 만드는 반동적 경향이 초기부터 존재해왔다. 이는 특히 백인들만의 기독교 국가라는 “상상된 원형”을 보존하려는 반근대적 움직임으로 나타났고, 차태서에 따르면 “국가의 ‘영혼’을 둘러싼 근본적 갈등을 야기했다”.7 갈등은 학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미국 제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은 2019년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도널드 트럼프로 대변되는 반자유주의적 국가 정체성 서사에 맞서 자유주의적 국가 정체성 서사를 대비시켰다. 그는 2017년 샬러츠빌에서 극우주의자들이 일으킨 충격적인 폭동과, 무고한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이 무참히 살해되며 촉발된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언급하면서, 현재가 미국 남북전쟁 당시와 유사하게 “국가의 영혼을 둘러싼 전투”가 발생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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