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시모·남편 살해한 사형수, 사건 14년 뒤 직접 만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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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2

.이천꽃배달 이렇게 간추린 ‘자서전’의 화자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 판결을 확정받은 린위루다. 지금까지 타이완에서 살인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여성은 4명이며, 아직 형이 집행되지 않은 이는 린위루가 유일하다. 당시 타이완 언론에선 이 사건을 ‘패륜며느리’ ‘검은과부거미’ ‘보험금을 노린 살인’ 등으로 대서특필했다. 기자 후무칭은 사건 14년 뒤인 2022년 여전히 수감 중인 린위루를 처음 만나 말했다. “저는 여전히 알고 싶습니다. 당신은 왜 남편을 살해하는 길을 선택한 건가요?”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온 린위루는 후무칭의 열의에 감화됐는지 면회와 편지 등으로 취재에 응하기로 했다. <한 여성 살인범의 초상>은 3년여에 걸친 후무칭의 린위루 취재기, 린위루의 자서전, 취재 과정에 대한 성찰 등으로 구성된 논픽션이다. ‘보험금 노린 악녀’ 프레임이 놓친 도박·성폭력 등 사회 문제 압축 사건 발생 당시 대부분 미디어의 반응처럼 린위루를 ‘보험금을 노리고 친족을 독살한 악녀’로 파악하는 건 간단한 일이다. 반대로 가정폭력을 행사한 남편에게 저항한 가련한 피해자로 보는 것도 간단한 일이다. <한 여성 살인범의 초상>은 저자의 ‘망설임’ 흔적이다. 가해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면서도 그의 진술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검경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허점을 검증한다. 린위루의 범죄가 단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당시의 남아선호사상, 가정폭력, 성폭력, 도박, 빈곤, 산업재해 등 온갖 사회적 문제와 맞물려 있음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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