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미생물도 공유한다

  • 순대볶음
  • 0
  • 229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6-03

.여수꽃배달 2024년 '네이처(Nature)'에 온두라스의 외딴 마을 18곳에 사는 성인 1787명을 대상으로 장내미생물을 비교 분석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미국 연구진은 대변 시료의 유전자 분석 결과와 함께 누가 누구와 자주 식사하고 어울리며 지내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계 데이터까지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가족 구성원은 중앙값 기준 약 14%의 장내미생물을 공유했고, 가족은 아니더라도 자주 어울리는 사람끼리는 약 10%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마을에 살아도 교류가 거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유율이 약 4% 수준에 머물렀고, 다른 마을 사람끼리는 2% 정도에 불과했다. 사회적 관계망의 중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미생물을 공유했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장내미생물 역시 더 고립된 양상을 보였다. 인간관계의 구조가 미생물 생태계의 구조에도 흔적을 남긴 셈이다. 이 연구는 인체에서 비슷한 미생물이 발견되는 이유가 환경과 유전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 간 전파에도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비만이나 우울증 같은 비전염성 질환조차 사회적 관계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들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생물이 정확히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까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인간은 생각과 감정만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의 미생물까지 공유하며 살아간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렇게 물었다. "망원경이 끝나는 곳에서 현미경이 시작된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가?" 망원경은 크지만 멀어서 보이지 않는 천체를, 현미경은 가까이 있지만 작아서 보이지 않는 생명을 드러낸다. 그리고 둘 다 우리가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세계 속에 놀라운 질서와 복잡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미경 아래에서 발견한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결국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다. 어쩌면 인간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관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가장 작은 생명체의 발견은 어쩌면 인간이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6,008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5,838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1,826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15,775
2097 오토리스 가격비교, 조건을 함께 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Hot 곽두원 2026-06-03 213
2096 “9살때부터 형이 성적 학대”…태국 재벌4세 폭로 파문 Hot 밥먹자 2026-06-03 212
2095 '굿즈·마케팅 늪'에 빠진 스타벅스 수장 잔혹사…주객전도된 커피숍 Hot 광고링 2026-06-03 215
2094 대구필라테스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현실적인 체크사항 Hot 네로야 2026-06-03 217
2093 6개월 전부터 붕괴 경고... 심야 철거 논란 Hot 내로피 2026-06-03 223
2092 오토리스 가격, 어떤 기준으로 보면 좋을까요? Hot 곽두원 2026-06-03 222
2091 서소문 고가 철거 붕괴로 6명 사상…안전점검서 ‘미흡’ 평가 Hot 양산쓰고 2026-06-03 221
2090 강제추행변호사 알아볼 때 먼저 확인해야 할 법률 검토 기준 Hot 아제요 2026-06-03 229
2089 ‘흉기난동’ LG전자 협력사 직원 구속…‘갑질’ 주장 Hot 파로마 2026-06-03 222
2088 오토리스, 차량 이용 방식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Hot 곽두원 2026-06-03 219
2087 고교시절 여교사 신체 촬영해 공유했던 20대 졸업생 실형 Hot 맨트리컨 2026-06-03 229
2086 성추행변호사 문제를 차분하게 검토하는 현실적인 방법 Hot 맘보숭 2026-06-03 225
2085 여고 ‘전교 1등’ 비밀은 훔친 시험지…“엄청 괴롭힘당해” LG전자 흉기난동 Hot 박진주 2026-06-03 215
2084 '붕괴 당일' 서소문 고가 밑 철로로 승객 탄 열차 59대 통과했다 Hot 다배움 2026-06-03 222
2083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 안세영의 주요 플레이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Hot 인파남 2026-06-03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