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미생물도 공유한다

  • 순대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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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3

.여수꽃배달 2024년 '네이처(Nature)'에 온두라스의 외딴 마을 18곳에 사는 성인 1787명을 대상으로 장내미생물을 비교 분석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미국 연구진은 대변 시료의 유전자 분석 결과와 함께 누가 누구와 자주 식사하고 어울리며 지내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계 데이터까지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가족 구성원은 중앙값 기준 약 14%의 장내미생물을 공유했고, 가족은 아니더라도 자주 어울리는 사람끼리는 약 10%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마을에 살아도 교류가 거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유율이 약 4% 수준에 머물렀고, 다른 마을 사람끼리는 2% 정도에 불과했다. 사회적 관계망의 중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미생물을 공유했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장내미생물 역시 더 고립된 양상을 보였다. 인간관계의 구조가 미생물 생태계의 구조에도 흔적을 남긴 셈이다. 이 연구는 인체에서 비슷한 미생물이 발견되는 이유가 환경과 유전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 간 전파에도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비만이나 우울증 같은 비전염성 질환조차 사회적 관계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들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생물이 정확히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까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인간은 생각과 감정만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의 미생물까지 공유하며 살아간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렇게 물었다. "망원경이 끝나는 곳에서 현미경이 시작된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가?" 망원경은 크지만 멀어서 보이지 않는 천체를, 현미경은 가까이 있지만 작아서 보이지 않는 생명을 드러낸다. 그리고 둘 다 우리가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세계 속에 놀라운 질서와 복잡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미경 아래에서 발견한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결국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다. 어쩌면 인간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관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가장 작은 생명체의 발견은 어쩌면 인간이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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