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하는 슬픈 고백... 나는 당신의 이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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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8

.대구입주청소 고백하자면 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지금까지 광역, 기초단체장, 의원, 교육감을 동시에 선출하는 투표소에서 후보자 이름을 보고 투표한 기억이 없다. 투표 날, 매번 기표대 앞에 섰던 시간은 아마 1분도 안 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는 진보정당 후보를 두고 대세와 양심 사이에서 조금 더 고민할 때도 몇 번은 있었다. 하지만 지방선거 기초의원 투표는 다르다. 후보자 이름보다 정당 기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호 1번 아니면 기호 2번 때론 3번까지. 그리고 망설임 없이 이어지는 도장찍기. 이른바 줄투표였다. 그것이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다. 후보 한 명 한 명을 다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초의원 선거구에 후보가 네다섯 명이다. 그들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과 기록이 있는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유권자는 내가 아는 한 거의 없다. 말하자면 투표는 했지만 숙고된 선택은 없었다. 이 역설이 대한민국 지방선거의 오래된 현실이다. 후보보다 정당, 지방선거에선 유독 심하다 유감스럽지만 (특정 지역의 경우) 지방의원 당선의 90%는 정당이 결정한다. 숫자가 이것을 증명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광역의원 기준으로 국민의힘은 영남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권에서 각각 90% 이상의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지방선거에서 매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해당 지역의 국민의힘 혹은 민주당 지지율인 60~7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지지율과 의석수 간의 불일치가 표로 나타난다. 여당 강세 지역에서는 여당 후보가, 야당 강세 지역에서는 야당 후보가 거의 예외 없이 당선됐다. 후보 개인의 역량이나 도덕성은 이 90%의 방정식에서 변수가 되지 못한다. 기초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이 정당 기호만 보고 투표하는 이른바 줄투표 현상이 뚜렷하다. 같은 선거구에서 같은 정당 소속 후보라면, 이름도 얼굴도 다르지만 득표율이 비슷하게 묶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후보가 아니라 정당을 고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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