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살려고 합의… 감형에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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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9

.수원입주청소 무엇보다 항소심 판결의 가장 큰 문제는 1심과 달리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을 피고인들 양형을 정하는 데 크게 반영한 점이다. “기업가가 평소에는 기업의 운영에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온 힘을 쏟는 반면,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한 부분에는 비용을 최소화하여 이윤을 극대화하여오다가 막상 산재가 발생하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고, 유족은 막다른 길에 몰려 생계유지를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합의에 이르게 되어 결국 기업가는 합의가 되었다는 이유로 선처를 받게 되는 선례가 많다. (…) 이러한 악순환을 뿌리 뽑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산재 발생률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피고인들이 유족들과 합의하였다는 사정은 일부 제한적으로만 양형 사유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걸 뒤집은 게 신현일 재판장이다. 그러면서 한 얘기가 “합의를 제한적으로 양형에 반영하게 되면, 오히려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소극적으로 하게 하거나 급기야는 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였다.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성 판단이었다. 유족이 ‘내가 합의했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가벼운 형을 받게 됐다’고 자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살아야 했습니다. 용서해서 합의한 게 아닙니다. 살아야 하니까, (남편이 세상을 떠나 홀로 키우게 된)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하니까 합의했습니다. 우리 막내아들, 참사가 발생한 해에 자퇴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것 같았고, 그게 너무 두려웠습니다. 아들을 치료하고 설득하는 그 과정을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합의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최현주씨)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 신하나 변호사는 가뜩이나 합의 과정에서 유족이 사 쪽에 의해 2차 피해에 시달린 일을 2심 재판부가 전혀 살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족이 법률지원단을 민·형사상 대리인으로 선임한 사실을 사 쪽 합의를 담당한 변호사와 노무사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족에게 개별적으로 수십 회에 걸쳐 연락해 합의하자고 했어요. 전화, 카카오톡, 문자 등 수단을 가리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지금 회사가 곧 망할 예정인데, 당신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이 최소한의 (합의금) 금액을 공탁하겠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합의하는 게 좋다’고 압박했습니다.” 공탁은 피고인의 감형 사유로 작용한다. 유족이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면 이를 차단할 수 있다. 결국 회사 쪽 공탁 발언은 유족이 보상금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압박 수단이다. 피해 회복이라는 피해자의 권리마저 빼앗는 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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