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물러가라" 고3 학생들의 분노... 신흥고를 아시나요?
- 체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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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꽃배달 열여덟 고3 학생들이 분노했다. 언론들이 '광주 사태'라고, '빨갱이들 소행'이라고 떠들어댔다. 맞다. 때는 1980년 5월,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막바지였다. 이들이 '비상계엄 철폐하라',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하지만 공간은 광주가 아니었다. 광주도, 전남도 아닌 전북 신흥고였다. '1980년 5월 27일 전주 신흥고 학생 일동' 명의였던 호소문의 일부다. 인근 광주에서 전두환 계엄군이 자행한 학살에 분개한 전주 학생들이 주축이 됐다고 했다. 비장하고 성숙했으며 진지했다. 이들은 "(전두환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케 만들었으며 오로지 독제체재 구축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꼬집었다. 또 신흥고 학생들은 "(전두환 신군부가)매스컴을 장악하여 사실을 왜곡 보도하는 등 국민을 농락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신군부의 언론 장악마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목숨을 건 행위였다. 시위 당일, 전주 지역 계엄군은 총칼로 무장한 채 신흥고를 둘러쌌고 주동자 색출에 나섰다. 새벽녘 전남도청이 진압군의 군홧발에 무참히 짓밟혔던 바로 그날. 고등학생들이 정문 밖을 나섰다면 계엄군의 발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역사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1980년 5월, 서울의 봄을 막기 위한 신군부의 탄압이 전주를, 신흥고를 덮치지 않았으리란 가정, 즉 전주를 제2의 광주로 만들지 못했으리란 부정 또한 결코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초청작인 장편 다큐 <졸업앨범: 선생님을 기다렸다>(이하 <졸업앨범>)는 바로 이 묻혀있던 1980년 5월의 신흥고 사건을 다룬다. 더 나아가 사건 조명과 피해자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 성숙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리하여 46년 만에 전주로부터 당도한 영상 편지가 묻고 있다. '5.18 아는 당신, 5.27 전주 신흥고 민주화 운동을 아시나요?'라고(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