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70여 영주, 수도 거주 명령…교통·상업 발달 계기

  • 맘보숭
  • 0
  • 1,751
  • 0
  • 0
  • Print
  • 글주소
  • 2026-05-14

.마약변호사 그 시대 일본은 달랐다. 이념적으로 중농주의를 고수했지만, 상업의 눈부신 발전을 막지 못했다. 성리학자가 아닌 무사들이 집권했는데, 지방 세력을 견제하려던 정책이 의도치 않게 가져온 결과였다. 도쿠가와 막부는 전국의 모든 영주에게 격년제로 수도에 거주하라고 명령했다. ‘참근교대(參勤交代)’라 불린 이 제도로 영주 270여 명은 매년 영지에서 에도까지 먼 길을 오가야 했다. 길이 뚫리고 수백 명의 수행원을 재울 숙박 시설도 생겨났다. 육지와 바다에 교통인프라가 완비된 것이다. 영주들은 농민에게서 거둔 쌀을 현금화해 여비와 에도 체류 경비를 마련했다. 화폐 사용이 일상화하고, 어음거래가 생기고, 예금·대출 업무를 하는 환전상들이 나타났다. 인구 100만의 에도뿐 아니라 각 번(藩)의 무사들을 성(城)에 모여 살게 하자 소비도시들이 됐다. 이를 겨냥해 상품 작물 재배가 늘고, 각 지역 특산물들이 브랜드화 돼 전국으로 유통됐다. 유통되는 상품 중에는 각종 서적도 있었다. 17세기 중반에 벌써 출판업자가 200명이 넘었다. 그들은 거액이 들어가는 목판 투자를 위해 동업 조직을 결성하고 해적판을 적발해 관청에 고발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작가에게는 상당한 수익배분을 약속했다. 초기 형태의 지식재산권이 등장한 것이다. 1774년 스기타 겐파쿠가 네덜란드 해부학 책을 번역해 ‘해체신서’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겐파쿠와 동료들은 네덜란드어를 거의 몰랐고 사전도 없었다. 겨우 아는 몇 개의 단어와 그림 속 명사들을 늘어놓고 그 사이를 메워가는 고통스러운 작업을 수년간 반복했다. 신경, 연골, 동맥 등 우리가 쓰는 의학용어들이 다 이때 만들어졌다. 의사로서 직업적 탐구심도 있었겠지만 돈을 벌겠다는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 출판 1년 전에 ‘해체약도’라는 소책자를 찍어 배포했는데 일종의 홍보 전단지였다. 책으로 돈을 버는 것은 그만큼 독자가 많다는 뜻이다. 당시 서민들에게 책값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책을 빌릴 수 있는 대본소가 전국에서 성업했다. 가장 인기 있는 책은 수위 높은 애정소설이었다. 그런데 이걸 누구에게 읽어달라기가 참 난처했다. 삽화를 보며 상상만 하다 동네 불량배들도 떠듬떠듬 글을 배웠다. 그 결과 19세기 중반 일본의 문자해독률이 80%에 달했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활용법 : 도서별 주제, '이런 친구에게 추천해요' 관리자 2024-07-25 12,459
공지 <이은경쌤의 초등 글쓰기 완성 시리즈> 가이드맵 및 교재 선택 가이드 관리자 2024-07-25 12,116
공지 교과서 및 지도서 자료실 이용 안내 +2 관리자 2021-02-25 18,228
공지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시 저작권 안내 관리자 2020-04-03 22,060
505 "정의하기 힘든 MZ 취향"⋯주류업계, 라인업 다각화로 대응 아현역 2026-05-13 1,810
504 "잠시 다녀올게" 끝내 숨진 채 발견…사고 경위 조사 김유지니 2026-05-13 1,788
503 ‘팔레스타인’에 사람이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종소세 2026-05-13 1,872
502 ‘바가지’ 휴게소는 도로공사 때문이다 소소데스 2026-05-13 1,811
501 ‘삼전닉스’ 손절한 사람, 나 말고 또 있네” 얼마 잃었나 봤더니 주작게임 2026-05-13 1,796
500 에쿠스 타고 월세 받는 기초생활수급자…5400만원 부정수급 걸리자 "정부 책임" 김유지니123 2026-05-13 1,840
499 바닷속 열이 남극 빙붕 위협…해수면 58m 상승 경고 중기청 2026-05-13 1,786
498 김재섭 "정원오, 잘 싸우는 것 같은데…양자 토론 응해라" 김유지니31 2026-05-13 1,777
497 교권 침해 1순위 학부모, 4년 연속 '가장 큰 고충' 코스토모 2026-05-13 1,816
496 14명 숨진 대전 '안전공업', 다른 공장도 엉망이었다…안전교육 빼먹고 산업재해 은폐 의혹까지 김유지니5123 2026-05-13 1,799
495 “어딜가든 외국인 관광객 북적이더니”…황금연휴에 면세점도 ‘방긋’ 위엔아이 2026-05-13 1,748
494 유아차 탄 아이도, 휠체어 탄 어른도… 모두가 함께 쓴 ‘여성마라톤’ 26년 역사 승혜김 2026-05-13 1,760
493 靑 “나무호 등 민간선박 공격 용납 안 돼…공격 주체 특정 위해 노력 중” 날오르라 2026-05-13 1,834
492 오세훈 “정원오에 못 이기면 많이 무능한 것” 김유지니312 2026-05-13 1,768
491 홍준표 “요즘 세상, 옳고 그름보다 이기고 지는 것 가려… 뻔뻔한 정치시대 돼” 칼이쓰마 2026-05-13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