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의 나라 조선, 사유재산 모으면 공격 대상

  • 아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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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4

.마약전문변호사 우리는 메이지유신 이전까지 일본이 조선보다 뒤떨어진 나라라고 배웠다. 조선통신사를 우대하며 문화를 전수받으려 노력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은 이미 오랫동안 근대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선에도 18세기 중반부터 책을 빌려주는 세책점(貰冊店)이 등장했다. 양반층 부녀자가 주 고객이었지만 평민들에게도 인기가 퍼져나갔다. 그런데 여기서 유통하는 한글 소설이 남녀 애정사 등 유교 윤리에 반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해서 정부가 단속했다. 특히 정조는 ‘패관잡기’가 선비 정신을 흐린다고 보았다. 그래서 소설 대여를 금지하고, ‘음란한 책’들을 압수해 불태웠으며, 세책업자들을 잡아다 곤장을 쳤다. 정조를 비롯해 조선 후기의 거의 모든 개혁 시도는 성리학의 틀 안에서 해법을 찾으려 했다. 성리학의 도덕 정치 이념이 가혹한 신분제도와 정치권력의 탐욕을 가리고 있음을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 현실에서는 중국 고서를 외워 관리가 된 자들이 무지한 백성들의 인권과 재산을 유린하고 있었다. 조선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해 재산을 모으겠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했다. 자칫 관아에 끌려가 곤욕을 치르고 죄를 자복한 뒤 재산을 헌납하거나 불구가 돼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사또는 벼슬을 얻는 데 쓴 뇌물을 보충해야 했고, 아전들도 먹고살아야 했으니 아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백성들은 가족이 굶어죽지 않을 만큼 잉여재산을 최소화하는 게 안전했다. 선교사 샤를 달레는 1874년 ‘조선천주교회사’에 “조선인은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고 적었다. 육영공원 교사였던 조지 길리엄도 1892년 ‘서울에서 본 한국’에서 “조선 남자는 여유의 화신이다. 그는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으며, 그에게 시간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했다. 조선 사회는 끔찍할 만큼 가난하고 불결했다. 영국인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은 처음 조선에 도착해 본 모습을 이렇게 적었다. “좁고 더러운 거리에는 진흙을 발라 창문도 없이 울타리를 세운 오두막집과… 고체와 액체의 폐기물이 담겨 있는 불규칙한 개천이 있다. 더러운 개와 반라이거나 전라인 채 눈이 잘 보이지 않고 때가 많이 낀 어린애들이 두껍게 쌓인 먼지와 진흙 속에 뒹굴거나, 햇볕을 바라보며 헐떡거리거나 눈을 끔벅거리기도 하며, 심한 악취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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