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한 번 울렸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깨졌다, 울산웨딩박람회 보다가 떠오른 장면
- 박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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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05
오후 1시 40분.
지난주 다녀온 결혼식 영상을 친구가 보내줘서 다시 보고 있었다. 신부가 혼인서약을 읽는 조용한 순간에 어디선가 휴대폰 벨소리가 크게 울렸고, 영상에도 그 소리가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 현장에서는 몇 초밖에 되지 않았던 일인데 영상으로 다시 들으니 생각보다 존재감이 컸다.
오후 3시쯤 울산웨딩박람회를 찾아보다가 그 장면이 또 생각났다. 남자친구에게 “우리도 식 시작 전에 휴대폰 무음 안내를 해야 하나?”라고 물었더니 너무 예민한 결혼식처럼 보이지 않겠냐고 했다. 나도 청첩장에까지 적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이야기는 거기서 끝냈다.
그런데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신랑신부 입장처럼 음악이 크게 나오는 순간에는 괜찮지만 혼인서약이나 부모님 편지처럼 조용한 순서에서는 벨소리가 한 번만 나도 신경 쓰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산웨딩박람회에서 예식 진행을 상담받게 되면 식 시작 전에 사회자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꿔달라고 안내해주는 경우가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남자친구는 그 정도라면 괜찮다고 했다. 대신 “사진 찍지 마세요”,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세요”처럼 이것저것 제한하는 분위기는 만들지 말자고 했다. 울산웨딩박람회에서 예식 순서를 정할 때도 하객에게 부탁할 건 정말 필요한 한두 가지만 남기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서 메모장을 열었다. 지금까지 울산웨딩박람회 관련해서 적어둔 내용은 식사, 홀 분위기, 예식 간격처럼 꽤 큰 항목들이었는데 그 아래에 처음으로 아주 사소한 한 줄을 추가했다.
‘예식 5분 전 휴대폰 무음 안내 가능한지 확인.’
처음에는 이런 것까지 준비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도 울산웨딩박람회에서 한번 물어보고 기본 안내에 포함되어 있다면 그대로 이용하면 되고, 없다면 굳이 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결론을 길게 내릴 문제는 아니었다. 결혼식 영상 속에서 갑자기 울렸던 그 벨소리 덕분에 체크할 항목 하나가 늘었고, 오늘 결혼 준비는 그 한 줄을 적는 것으로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