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결혼식이면 점심은 언제 먹지, 청주웨딩박람회 보다가 하루를 거꾸로 계산해봤다
- 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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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05
예식시간을 오후 2시라고 가정해봤다.
2시에는 이미 홀 안에 있어야 한다.
1시 반쯤이면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을 것 같고, 그보다 전에는 신부대기실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갑자기 남자친구가 물었다.
“근데 우리 밥은 언제 먹어?”
청주웨딩박람회를 알아보면서 꽤 많은 걸 적어뒀는데 이상하게도 우리가 식사하는 시간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을 조금 더 앞으로 돌려봤다. 오후 1시에는 웨딩홀에 도착해 있어야 할 것 같고, 12시쯤에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거의 마치고 이동 준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점심을 제대로 먹을 시간은 생각보다 애매했다. 청주웨딩박람회에서 예식시간을 상담받을 때 신랑신부 준비가 몇 시부터 시작되는지도 같이 알아봐야겠다는 이야기가 그때 처음 나왔다.
나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내가 긴장하면 밥을 거의 못 먹는 걸 알고 있어서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고 저녁까지 버티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예전에 친구 결혼식에서 신부가 대기실에서 빨대로 음료를 조금씩 마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이제 조금 이해가 됐다.
그래서 청주웨딩박람회에 가면 거창한 질문 대신 아주 현실적인 걸 하나 물어보기로 했다.
“본식 전에 신랑신부가 간단하게 뭘 먹을 시간이 있나요?”
웨딩홀 안에 잠깐 앉아서 먹을 공간이 있는지, 아니면 이동하기 전에 미리 챙겨야 하는지만 알아도 준비하기 쉬울 것 같다. 청주웨딩박람회를 다녀온 뒤 정확한 일정이 나오면 아침과 간식시간부터 먼저 넣어보기로 했다.
먹을 것도 이미 대충 정했다. 냄새가 강하거나 옷에 흘릴 만한 음식은 제외하고 작은 샌드위치나 바나나처럼 몇 입이면 먹을 수 있는 걸 준비하기로 했다. 물도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마실 수 있게 작은 생수를 챙기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청주웨딩박람회를 알아보다가 결국 우리 결혼식 준비 목록에 음식 메뉴가 아니라 ‘신랑신부 간식’이 먼저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다시 시간을 적어봤다.
오후 2시 예식.
오후 1시 웨딩홀 도착.
정오쯤 이동 준비.
오전 11시쯤 간단하게 뭐라도 먹기.
아직 실제 예식시간은 정하지 않았지만 청주웨딩박람회에 가기 전에 이 네 줄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웨딩홀도 드레스도 중요하지만, 식 시작 전에 둘 다 배고파서 예민해지는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다. 이번 준비에서 가장 먼저 확정된 건 예식시간도 아니고 ‘밥 굶지 않기’였다.

